지난 13일, 육군 전문특기병인 정보보호병 2차 선발 과정을 위해 대전에 위치한 대전충남지방병무청에 다녀왔습니다. 2차 선발은 시험 및 면접으로 진행되며, 전체 선발 인원의 2배수를 대상으로 합니다. 이번 모집 대상은 총 22명으로, 2차는 4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최종 선발은 1차 점수 60%와 2차 점수 40%를 반영하며, 세부적으로 2차 점수는 시험 20%와 면접 20%으로 되어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필기 시험장 입장부터 면접 종료까지 시간 순서대로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대면 시험 처음 하시는 분들을 위해 시험장 분위기나 장소까지 제가 느낀 그대로 다 적어보겠습니다.
[1] 필기 시험장 입장
입장은 13시부터입니다. 여유롭게 12시 30분 즈음 갔더니, 제 앞으로 24명이 와있더라고요. 놀랍게도 10시 30분부터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모병면접장 2층으로 가서 체온 측정 및 방문자 명부 작성 후 번호표를 받아가면 됩니다.
입장 후 자리에 앉으시면 됩니다. 시험장은 시청각실처럼 되어있는데, 책상이 한 줄에 3개 씩 있습니다. 각 책상에는 3명 씩 앉을 수 있습니다. 앞에는 단상과 빔 프로젝터가 있습니다. 그림으로 그려보자면 대충 이런 느낌이네요. (실제로는 책상이 더 많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할 때는 몇 줄만 그렸습니다.)
[2] 필기 시험
문항은 총 10문항으로 모든 문항이 4지선다입니다. 시험지는 A4 앞뒤로 한 장이 주어지고 이번 시험에서는 앞 페이지에 6문항, 뒷 페이지에 4문항이 출제되었습니다. 시험지 앞 장 상단에 수험번호와 이름을 기재하는 란이 있습니다. 별도의 답안지가 없으므로, 시험지에 직접 답안을 기재합니다. 답안을 기재할 때는 선택지에 직접 체크하거나, 문제 옆 괄호에 번호를 적으시면 됩니다.
문항에 대한 전반적인 검수가 부족해 보입니다. 오탈자도 꽤 있고, SSO를 Sign-Sign-On이라고 적어둔다던지 하는 표기 오류가 자주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에 오류가 있거나, 푸는데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어차피 그 자리에서 질문해봤자 답변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시험 시간은 꽤 넉넉하게 줍니다. 몇 분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다 풀고도 시간이 남을 정도로 시간을 길게 줍니다.
시험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귀찮은 것도 있고 하니 문제는 키워드 위주로만 정리하겠습니다. 대충 이런 개념이 있었구나 정도로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1. SYN Flooding의 조치 방법 - 선택지로 SYN의 크기를 줄인다, Queue의 용량을 넓힌다 등이 제시됨
Q2. TLS 인증이 활용되지 않은 것 - 선택지로 전자서명 기술, 블록 암호화 기술 등이 제시됨
Q3. 방화벽 설정 - 쉬운 문제였음, 아래 사진 참고 바람
Q4. UNIX의 패스워드 암호화 방식 - 선택지에 암호화 방식이 두 개씩 제시됨 (AES/DES, RSA/SHA 이런 식으로)
Q5. 암호화 방식 - 빈칸 채우기 식이었는데 쉬웠음. 아래 사진 참고 바람
Q6. XSS Injection 시 주 타겟이 되는 대상 - Cookie임
Q7. Kerberos 인증의 특징
Q8. 네트워크 서브네팅의 장점 - 선택지에 트래픽을 줄일 수 있음, 낭비되는 IP 주소를 어쩌고 등이 제시됨
Q9. 파일의 보호 기법으로 옳은 것 - 기억 안 남
Q10. 진짜 기억 안 남.
저는 시험을 준비하며 인터넷보안전문가 2급 필기 시험 문제를 풀었습니다. 별도의 해설지가 없기 때문에 직접 모든 문항의 해설을 작성한다는 느낌으로 선택지를 모두 분석했습니다. 선택지와 문제에서 나오는 개념에 대해 문항마다 정리 후 자주 나온 내용과 인터넷을 통해 찾은 정보보호병 기출 문항을 비교하며 별도의 개념 노트를 제작했습니다.
제가 문제를 풀면서 만들었던 개념 노트의 파일을 첨부해드립니다. 혼자 공부하면서 만들어서 그런지 내용이 꽤 빈약하고 많이 부족합니다. 이 내용 안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풀었던 인터넷보안전문가 2급 필기 시험 문제는 전자문제집 CBT 사이트에서 문제와 정답을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3] 면접 대기
시험을 보고 난 후에는 앞서 받은 번호표의 순서대로 면접을 봅니다. 먼저 1번부터 20번까지 들어가는데, 뒷 번호의 후보자들은 필기 시험장인 2층에서 대기합니다. 뒷 번호 차례가 될 때까지는 1시간이 넘게 소요되었습니다. 대기하는 동안 식사를 하고 와도 충분한 시간입니다.
면접은 3층 면접실에서 진행됩니다. 당일 시험에서는 면접실 1, 2, 3 중 1번과 3번 면접실에서 면접을 봅니다. 순서대로 3번 면접실에서 간단한 면접을 진행한 후 1번 면접실에서 기술과 관련한 면접을 진행합니다. 면접실에는 면접관이 1명 있습니다. 후보자도 1인씩만 들어가는 일대일 면접으로 진행합니다.
면접에 들어가서는 수험번호를 말해야 합니다. 블라인드 면접이 아니기 때문에 인사할 때는 "안녕하십니까 서울 17번 황보현입니다"와 같이 수험번호와 이름을 말하고 들어갑니다.
기다리는 동안은 휴대폰, 책, 종이 등 뭘 보고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4] 면접
앞서 말씀드렸듯 면접실을 두 개를 거치며 면접을 진행합니다. 처음 들어간 면접실에서는 지원 동기와 같은 간단한 질문을 받습니다. 제가 받은 면접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Q1. 왜 정보보호병에 지원하셨습니까?
Q2. 가족 관계가 어떻게 되시나요?
Q3. 동아리 활동을 해본 적이 있나요?
Q3-1. 그러면 동아리 활동 시 가장 중요시한 부분이 어떤 건가요?
Q4. 가장 존경하시는 분이 누구인가요?
Q5. 정보보호병으로 선발 후에는 꼭 정보보호병 업무뿐만 아니라 전산 관련한 다른 업무도 맡을 수 있는데, 임무 수행에 문제가 있을까요?
Q6.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Q7. 선발되면 생활 패턴이나 그런 부분이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
지원 동기(Q1), 가족 관계(Q2), 존경하는 분(Q4)은 거의 매 면접마다 나온 질문입니다. 북한에 대한 생각(Q6) 질문은 조금씩 변형은 있었으나 자주 나온 질문이므로 적당한 답변을 준비해 가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특히, 북한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온다면 주적의 개념 설명 없이 '주적이다'라는 답변과, 특히 '국가다'라는 답변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2021년 개정된 국방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적을 '북한'이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대한민국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단체나 조직, 국가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헌법 상에서는 북한을 '국가'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반국가단체이자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라고 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주적의 개념에 따르면 북한도 주적으로 분류가 됩니다. 다만 바로 '주적이다' 라고 하는 것보다는, 그 이유로 주적의 개념을 같이 설명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이어서 기술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기술 면접은 앞서 진행된 면접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제가 받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Q1. 면접이나 시험 준비하면서 정보보호병에 대해 많이 검색해보셨나요?
Q1-1. 그렇다면 정보보호병의 업무 중에서 어떤 게 가장 힘들 것 같고, 그것에 대해서 어떤 대처 방법을 생각하고 있나요?
Q2. 정보 보호라는 용어가 있고, 사이버 보안이라는 용어가 있죠. 이 두 용어를 구분해보세요.
Q3. 현재 1학년이신데, 전공 과목은 많이 안들으셨겠네요?
Q4. 2022년인데요, 사이버 위협 전망에 대해서 혹시 본 기사가 있습니까?
Q5. 웹 쉘 (Web Shell) 공격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습니까?
Q6. 최근에 뉴스 많이 나왔었죠, 로그포제이(Log4j) 취약점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겠어요?
Q7. 서버가 있고, 네트워크가 있고, 클라이언트 PC가 있어요. 서버에 데이터가 있습니다. 그러면 각 구간에 어떠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을 할 수 있을까요?
최신 사이버 보안 이슈에 대해서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필기 시험 공부하면서 봤던 개념들 뿐만 아니라 최근 보안 이슈에 대해서도 보안뉴스나 지디넷코리아와 같은 IT 전문 매체, 이스트시큐리티나 ASEC 등 보안 업체의 보고서를 통해 접해왔기 때문에 로그4j 취약점이나 최신 사이버 위협 전망에 대해서 답변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꼭 확실치 않더라도 아는 부분까지는 말하는 편이 좋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하다가는, 꼬리 질문으로 오히려 잡히기 때문에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편이 더 나을 거라 생각합니다.
일정 종료
이렇게 모든 일정이 종료되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13시 시험 시작 후 15시 20분경 면접이 끝났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20일 기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조만간 결과도 올리는 겸 제가 공부하면서 정리했던 자료, 그리고 인터넷에서 수집한 면접 및 시험 문제들 정리한 자료 같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과 발표
1월 27일 오전 10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합격했습니다. 육군 정보보호병으로 선발되어 4월 18일 논산으로 떠납니다.
점수도 꽤 안정적으로 합격했습니다. 1차 합격자 44명 중 최종 순위 5위, 배점 68점을 받았습니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사실 마음을 놓고 있었습니다. 자격증도 정보처리기능사 하나에, 관련 경력 없음, 소프트웨어전공 1학년 재학 중인데다, 1차 합격 순위가 (1차 선발 인원 44명 중) 39등이라 다음에 붙을 가능성이 거의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꽤 높은 순위로 합격하게 되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주변에서 합격을 빌어주신 분들, 그리고 축하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이며
면접 답변에 대해서는 게시글에 따로 적어두지 않았습니다만, 댓글로 질문하시면 제가 아는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저와 같은 날짜에 같은 시험/면접을 보신 분의 후기가 있어 링크를 덧붙입니다. 제 글과 함께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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